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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사회 문제해결을 위한 AI 활용
설명하기를 포기하고 현장 사진을 AI에게 그냥 보여줬습니다
👤 검은토끼741 📅 2026-07-20 👁 조회 42
조경을 배운 적 없는 사람이, 설명을 포기하고 현장 사진을 제미나이에 보여준 뒤 받은 이미지로 초화류 8,300주의 배치를 정한 이야기
① 어떤 상황에서 AI를 활용했나요?

제가 관리하는 곳은 대구 달성군의 한 공원 안 역사체험관 옥상정원과 야외 분수대 주변입니다. '화원(花園)', 곧 '꽃의 정원'이라는 이름의 동네인데 정작 그 옥상정원은 초화류가 말라 죽고 잡초만 무성했습니다. 관수 호스는 바닥에 드러나 있었고, 방문객이 사진 한 장 찍고 갈 자리가 없었습니다.

꽃 살 예산이 없어 지역 농업기술센터에 협조를 요청해 초화류 8,300주를 무상으로 받기로 했습니다. 여기에 핵심 제약이 있습니다. 무상이라 수종을 제가 고를 수 없었습니다. 토레니아 2,000주, 메리골드 1,700주, 백일홍 1,200주, 베고니아 1,200주, 안젤로니아 1,000주, 천일홍 700주, 해바라기 500주가 정해져 왔습니다.

제 문제는 "무슨 꽃을 살까"가 아니라 "정해진 7종 8,300주를 어디에 어떤 색 조합으로 배치할까"였습니다. 그런데 저는 조경 전공자가 아니고, 설계 용역 예산도 없었습니다.

② 어떤 AI를 어떻게 활용했나요?

구글 제미나이(Gemini)를 썼습니다.

처음엔 말로 설명하려다 막혔습니다. 저는 조경 용어를 모릅니다. 어떤 꽃을 앞에 두고 뒤에 둬야 하는지, 그걸 뭐라 부르는지조차 몰랐습니다. 설명할수록 부정확해졌습니다.

그래서 설명을 포기하고 그냥 보여주기로 했습니다. 현장에 나가 사진을 찍었습니다. 피아노 조형물 자리, 진입 동선 화단, 안전펜스 주변, 연못 수로의 목선. 받기로 한 꽃들도 담았습니다. 그 사진을 올리고 물었습니다.

"피아노 조형물 일대 사진에 나온 꽃 활용해서 꾸며줘, 전문가처럼 이미지 만들어줘. 조건은 사진에 나온 꽃으로. 구역은 피아노 조형물 주변 / 진입동선 화단 / 안전펜스 주변 화단 / 연못 수로 배 위."

돌이켜보면 세 가지가 맞아떨어졌습니다.

말 대신 사진을 줬더니 AI가 공간 크기, 조형물 위치, 바닥 재질, 주변 나무까지 알아서 읽었습니다. 제가 몰라서 못 적었을 조건이 사진 안에 이미 다 있었습니다.

전체를 통으로 묻지 않고 구역으로 쪼갰습니다. "옥상정원 전체를 꾸며줘"는 뻔한 답이 나오는데 "연못 수로 배 위"로 좁히니 구체적으로 바뀌었습니다.

글이 아니라 이미지로 달라고 했습니다. 도면을 받았으면 저는 못 알아봤을 겁니다. 완성된 모습을 미리 보니 판단이 바로 됐습니다.

채택한 안은 이렇습니다. 피아노 조형물 하부는 안젤로니아·베고니아를 다단 레이어로 배치해 조형물이 화단 위에 떠 보이게 했고, 진입 동선과 경계부는 수량이 넉넉한 토레니아·베고니아를 면으로 깔았습니다. 방치돼 있던 카페 입간판 주변에는 백일홍·토레니아를 집중 식재하고, 외곽 난간은 동선을 따라 백일홍으로 꽃 띠를 만들었습니다. 500주뿐인 해바라기는 중앙 정원 배경부에 몰아 배경막으로 썼습니다.

③ 활용 결과 어떤 변화가 있었나요?

7종 8,300주를 7일에 걸쳐 심었습니다.

호스가 드러나 있던 피아노 조형물 주변은 입체적인 포토존이 됐고, 잡초만 무성하던 중앙 정원은 배경부 해바라기와 전면 띠화단으로 정리됐습니다. 토사가 드러난 외곽 난간은 꽃 띠와 관수 라인 매설로 깔끔해졌으며, 목선만 놓여 있던 분수대 수로에는 수국·데이지 화분과 아이비 덩굴로 생태연못에 활력을 줬습니다.

가장 큰 변화는 정비 직후 나타났습니다. 방문객들이 피아노 조형물과 수로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기 시작했습니다. 사진 찍을 자리가 없던 공간이 사진 찍는 공간이 됐습니다.

저 자신도 달라졌습니다. 전에는 이런 일이 생기면 "전문가가 아니니 못 한다"에서 멈췄는데, 이제는 일단 사진부터 찍어서 물어봅니다.

④ 나만의 방식 또는 개선 포인트는 무엇인가요?

여기서부터가 진짜였습니다.

제미나이가 만든 이미지에는 피아노 조형물 상부와 목선을 꾸미는 화분·조화 장식이 들어 있었습니다. 보기에 아주 좋았습니다. 그런데 사려고 보니 똑같은 물건이 없었습니다.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AI가 생성한 이미지는 상품 카탈로그가 아니라 그럴듯하게 만들어낸 그림입니다. 그 형태와 크기와 색을 그대로 파는 곳은 없었습니다.

여기서 포기하면 AI 활용은 실패로 끝납니다. 그래서 이렇게 했습니다.

이미지에서 물건의 생김새가 아니라 구도, 색감 계열, 높이만 뽑아냈습니다. 그 기준으로 온라인 쇼핑몰과 화훼 자재상을 직접 돌며 대체품을 찾았습니다. 똑같은 걸 찾은 게 아니라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는 걸 찾았습니다. 자체 예산 30만 원 안에서 조화와 화분을 사고 배치는 제 손으로 다시 잡았습니다. 피아노 조형물 상부에는 꽃이 지는 계절에도 유지되는 조화 연출을, 목선에는 수국·데이지 화분과 늘어뜨린 아이비를 넣었습니다.

여기서 배운 것이 이 사례의 핵심입니다. AI가 그려준 그림은 완성품이 아니라 의도서입니다. 그 의도만 읽어내면 똑같은 물건이 없어도 현실의 재료로 같은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그 번역은 결국 현장에 서 있는 사람의 몫이었습니다.

AI 이미지와 실제 구현 결과를 나란히 첨부했습니다. 완전히 같지는 않습니다. 그 차이가 제가 한 일입니다.

⑤ 다른 사람도 따라 할 수 있나요?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을 수 있으면 됩니다. "재료는 정해져서 오는데 배치는 내가 짜야 하는" 상황이라면 그대로 쓰실 수 있습니다.

설명이 막히면 사진을 찍어 그냥 보여줍니다. 전문 용어를 모르는 것이 오히려 사진을 쓰게 만들었고 그게 더 정확했습니다. 공간은 구역으로 쪼개 하나씩 묻습니다. 결과는 글이 아니라 완성 이미지로 받습니다. 비전문가는 도면을 못 읽습니다. 그리고 받은 이미지를 완성 도면이 아닌 의도서로 봅니다. AI가 그린 물건은 대체로 팔지 않으니 구도와 색감만 가져오고 나머지는 현실에서 구합니다.

학교 화단, 마을 쉼터, 아파트 단지 화단, 소규모 공공시설 어디든 같습니다. 조경 예산이 없는 곳일수록 더 쓸모가 있습니다.

덧붙임

첨부 사진은 제가 직접 촬영했으며 인물이 식별되는 사진은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수종과 수량은 제가 고른 것이 아니라 농업기술센터가 지역 기후에 맞게 선정해 제공한 것으로, 식물 선택을 AI에 의존하지 않았습니다. 제미나이 생성 이미지는 참고용으로만 썼고 그대로 제출하거나 상업적으로 이용하지 않았습니다. 시공은 전부 사람 손으로 이뤄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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