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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 생산성 개선을 위한 AI 활용
AI가 통역사를 없앤다길래, 50대 통역사는 AI로 다음 일을 열었습니다
👤 붉은여우360 📅 2026-10-29 👁 조회 62
통역 의뢰 한 건을 AI와 함께 일본 시장 개척으로 넓히고, 그 과정의 판단과 노동을 다른 통역사도 쓸 수 있는 기록으 로 남겼습니다.
① 어떤 상황에서 AI를 활용했나요?

저는 2004년 대학원을 졸업하고 통역사로 일하기 시작해, 20년 넘게 한국어와 일본어 사이를 오가며 통역해 온 50대 프리랜서 통역사입니다. 특허 분쟁, 투자 상담, 제조 현장까지 여러 자리에 섰습니다.

대학원 입학때부터 기계번역시대가 온다고 하더니 요즘은 「AI 통역이 있는데 통역사가 아직 필요해?」란 말을 수시로 듣고 있습니다. 저도 그 압박을 피부로 느낍니다.

올가을, 한 투자 상담회에서 통역을 맡았던 국내 소재 스타트업 대표님이 일본 IT 전시회 통역을 맡겨 주셨습니다. 3일짜리 통역이었습니다. 그런데 회사에는 일본에 아는 곳이 거의 없었고, 일본어 자료도, 전시회에서 만날 약속도 없었습니다. 통역사만 데려가면 부스에서 기다리다 끝날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일의 범위가 넓어졌습니다. 일본어 IR 자료를 검토하고, 만날 기업을 찾아 초대하고, 회신에 대응하고, 무엇을 어디까지 공개할지 원칙을 세우고, 대표님의 판단을 도왔습니다. 혼자서 3주 안에 할 수 있는 양이 아니었습니다. 여기서 AI와 함께 일했습니다.

이 일을 하며 오래된 문제도 다시 보였습니다. 통역사는 제품 설명, 상담 조정, 시장 파악까지 해도 「통역 몇 시간」으로만 평가받습니다. 그 일은 기록으로 남지 않고, 경력이나 소득으로 인정받기도 어렵습니다.

② 어떤 AI를 어떻게 활용했나요?

원칙은 하나였습니다. 조사·문안·기록은 AI가, 판단·발송·책임은 제가.

- 만날 기업 찾기: AI는 업종별 일본 기업을 조사하고 회사별 접근 포인트를 정리했습니다. 저는 의뢰인이 요청한 도료 업종으로 좁히지 않고 소재·전기·통신·상사까지 넓히기로 정했습니다.
- 연락: AI는 회사별 일본어 메일과 웹 문의 초안을 썼습니다. 저는 연락 방법을 회사마다 정했습니다. 기존 관계가 있거나 담당자를 아는 곳은 초대 메일, 메일 연락처가 없는 곳은 웹 문의 폼으로 보냈고, 영업 연락을 받지 않는다고 밝힌 곳에는 보내지 않았습니다. 경쟁 가능성이 있는 곳에는 기술 수치를 빼고 소개만 했습니다. 모든 문장을 검수하고 직접 보냈습니다.
- 회신 대응: AI는 회신을 요약하고 답장과 대표님 보고의 초안을 썼습니다. 저는 언제 답할지, 누구에게 답하고 누구를 연결할지(대표님, 담당 이사, 상대 기술 부서), 무엇을 말하고 무엇을 넣지 않을지를 판단했습니다.
- 자료 검토: AI는 IR 자료·브로셔·배너의 일본어 검토 의견을 냈습니다. 저는 일본어 문구만이 아니라 자료 전체를 봤습니다. 다른 회사와의 실증(PoC) 정보처럼 밖으로 나가면 안 되는 내용을 지우고, 시험기관 표현과 수치를 원본과 대조하고, 소재 정보를 공개하기 전에 특허 침해 여부 검토(FTO)를 요청했습니다. 무엇을 보여 주고 무엇을 거둘지 하나하나가 가치 판단이었습니다.
- 전시회 후속: AI는 만난 사람별 감사·후속 메일 초안 41통을 썼고, 모두 제가 검수해 보냈습니다. 저는 상대의 과제를 묻는 질문을 넣고, 부스에서 그 사람이 실제로 쓴 단어를 일부러 다시 써서 그때의 대화와 관심을 떠올리게 했습니다. 붙일 자료도 제가 정했습니다.
- 기록: AI가 기록을 갱신하고, 기준과 버전 관리는 제가 정했습니다.

일하면서 기록 장치 네 가지를 만들어 실제로 썼습니다.

- 표기 기준표: 회사명·직함·용어·숫자·공개 범위를 한 표로 정하고 모든 자료를 대조했습니다. 11판까지 고쳤습니다.
- 정보제공기록: 어느 회사에 무엇을 언제 어디까지 줬는지, 그리고 무엇을 주지 않았는지 남겼습니다. 31판까지 고쳤습니다. 전시회 뒤 후속 메일에 붙일 자료도 이 기록을 보고 정했고, 경쟁 가능성이 있는 곳에는 회사 소개 자료를 붙이지 않았습니다.
- 개입 기록: 제가 어디서 개입했고, 대표님이 어떻게 결정했고, 어디서 전문가에게 넘겼는지 전시회 전까지 22건을 남겼습니다.
- 업무 시간 기록: 일을 시작하고 끝낼 때마다 기록해 원가와 보수의 근거로 삼았습니다.

AI를 두 개 나눠 쓴 이유는 한 AI의 답을 그대로 믿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판단이 무거운 질문은 두 AI에 따로 조사를 맡기고, 일치한 것·다른 것·둘 다 확인하지 못한 것을 나눠 제가 결론을 냈습니다. 예를 들어 특허 검토를 어디에 맡길지 조사했을 때 두 AI의 큰 결론은 같았고, 한쪽만 짚은 중요한 지적은 통합 결론에 따로 반영했습니다.

AI에게 일을 맡길 때는 작업지시서를 따로 썼습니다. 예를 들어 특허 검토에 관한 조사를 맡길 때는 배경을 필요한 만큼만 적고, 질문 6개에 「핵심·중요·참고」로 무게를 매기고, 다음 원칙을 함께 넘겼습니다.

- 사실·추정·미확인을 구분하고, 모든 주장에 출처를 단다.
- 법률 자문이 아니라 공개 자료 정리임을 첫머리에 밝힌다.
- 고객사 이름과 소재의 성분·기술 세부는 검색어에도 문서에도 넣지 않는다.
- 특허사무소나 기관에 직접 연락하지 않는다. 조사만 한다.
- 결과는 휴대폰으로 읽을 수 있게 짧게 쓰고, 대표님께 전할 세 줄 요약은 누구도 탓하지 않는 표현으로 붙인다.

③ 어떤 변화가 있었나요?

전시회 전에는 웹 문의 폼 대상으로 잡은 67개사 중 여러 요건을 고려해 제외한 4개사를 뺀 63개사에 문의를 보내 11곳이 회신했고, 초대 메일 17곳 중 6곳이 회신했습니다. 그 결과 확정 미팅 6건(전시회 부스 4건, 화상 2건)을 잡았습니다. 처음 목표로 잡은 2~6건의 상한까지 채웠습니다.

전시회 3일 동안에는 일본 기업 담당자 약 40명과 명함을 나누고 이야기했고, 만난 사람마다 감사·후속 메일 41통을 전시회가 마무리되기 전에 다 보냈습니다.

전시회 뒤(10월 27일 기준, 진행 중)에는 부스에서 만난 기업과 화상 미팅 1건이 더해져 확정 미팅은 모두 7건이 됐습니다(부스 미팅 4건은 진행, 화상 미팅 3건은 10월 말~11월 초 예정). 2곳은 샘플 확인·평가 단계로 넘어갔습니다. 반응은 의뢰인이 요청한 도료를 넘어 데이터센터 열 관리, 자동차·배터리·전장 부품까지 왔습니다.

현장에서의 판단이 다음 단계를 열었습니다.

- 부스에 들른 일본 에너지 기업 방문자에게 제가 직접 설명하고 기술 담당자 연결을 부탁드렸습니다. 다음 날 개발 담당자가 샘플을 확인하고 싶다고 연락해 왔습니다.
- 한 대형 화학 기업 담당자는 「데이터센터용 소재를 들고 나온 곳이 여기뿐이라 찾아왔다」고 했습니다. 저는 그 자리에서 다음 미팅을 제안했고, 지금 그 회사 안에서 후속 논의를 위한 그룹장 결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 저는 부스에서 「최종 사용자가 용도를 제안하고, 소재 회사와 도료·가공 회사가 함께 맞춘다」는 구조로 설명했습니다. 그러자 소재를 직접 사지 않는 최종 사용자 기업들도 대화에 들어왔습니다. 반대로 「도료 회사인가」라는 오해로 관심이 식은 경우도 있어, 첫 설명에서 위치를 분명히 해야 한다는 점을 제가 결과 보고서에 남겼습니다.
- 통역사가 말을 옮기는 데서 그치지 않고, 현장에서 누구를 어디에 연결할지 판단하는 자리에 섰던 순간들입니다.

고객에게도 변화가 생겼습니다. 대표님이 자사 소재를 「도료용 분말」로만 보던 시야가, 데이터센터와 자동차 부품처럼 실제 해결해야 할 과제를 가진 기업들을 만나며 넓어졌습니다. 다만 계약이나 매출로 이어졌다고는 쓰지 않겠습니다. 아직 평가와 미팅이 진행 중입니다.

저에게는 그동안은 보이지 않던 일이 기록으로 남았습니다.

- 업무 시간 기록 기준으로 전시회 전 준비에만 약 60시간을 썼습니다(전시회 3일과 이후 후속은 따로). 그중 상당 부분은 청구하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 그래도 기록이 있었기 때문에, 대표님께 「정상 기준」과 「이번 적용」을 나눠 근거를 들어 알릴 수 있었습니다. 정산서에는 청구하지 않은 일도 「서비스(0원)」 항목으로 함께 적었습니다. 무상으로 한 일도 사라지지 않고 수행 기록으로 남았습니다.
- 결과 보고서에는 약정한 일의 범위와 끝나는 날을 적고, 이어서 할 일은 기업별 인계표로 넘겼습니다. 새로 합의하지 않은 일을 끝없이 떠안지 않는 것도 일한 사람을 지키는 장치입니다.
- 시간을 몇 % 줄였다고는 쓰지 않겠습니다. 같은 조건으로 재 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대신 「혼자서는 할 수 없던 범위를 해냈고, 그 과정이 모두 남았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④ 나만의 방식·개선 포인트는?

1. AI 초안을 검토·수정한 기록을 따로 남깁니다.
AI의 능력은 인정하지만, 분석·판단·책임까지 넘기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 AI 초안을 제가 고친 곳과 그 이유를 따로 기록했습니다. 사실이 틀린 경우만이 아니라, 맥락이나 대외 원칙에 맞지 않아 고친 경우도 함께 적었습니다.
- 배너 표기 「未コーティング」 → 「未塗装」으로 통일 [용어 일관성] (현장 통역에서 쓰는 말과 자료가 같아야 함)
- 일본 소재 기업의 회신을 구매 문의로 해석 → 협력 가능성을 먼저 확인하려는 신호로 재해석 [맥락 해석] (일본 기업의 문의 관행)
- 일본 점유율을 「국내 1위」로 표기 → 「일본 내」로 정정 [사실 확인] (사실 관계)
- 화학물질 관련 질의에 묻지 않은 정보까지 담은 답변 → 묻지 않은 것은 말하지 않는 원칙으로 삭제 [정보 공개 원칙] (정보는 협상 카드)
- 원천징수 관련 질문을 단정적으로 작성 → 상대가 스스로 답할 여지를 두는 정중한 표현으로 수정 [대외 표현 원칙] (단언을 피하고 상대 반응을 먼저 듣는 대외 원칙)

2. AI의 분석은 판정이 아니라 확인 질문으로 씁니다.
AI는 위험을 그럴듯하게 단정해 줄 수 있습니다. 그래서 AI가 낸 분석을 결론으로 쓰지 않고, 「누구와 어디까지 확인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으로 바꿔 대표님과 전문가에게 넘겼습니다.

특허 검토가 필요하다는 제 판단에 근거해 검토를 어디에 맡길지 두 AI에 조사를 맡겼을 때, 통합 문서 첫머리에 「법률 자문이 아님」을 밝히고, 결론 대신 변리사에게 물을 질문 6개와 대표님께 전할 세 줄 요약으로 정리했습니다. 최종 판단은 대표님과 전문가의 몫으로 남겼습니다.
AI가 초안을 쓴 보고나 제안이라도 결정은 대표님이 하셨습니다. 대표님이 다르게 판단하신 경우도 그대로 기록했습니다(개입 22건 중 4건).
소재 정보 공개 범위처럼 의견이 갈린 문제도 판정하지 않고 특허 확인이 필요하다고만 짚었고, 대표님은 같은 날 담당 변리사에게 문의하셨습니다.

3. 이 방식은 다른 일에서 먼저 만들어졌습니다.
저는 AI와 함께 일본어 교재를 쓰면서 원칙을 세웠습니다. 역할을 나누고, 기준 문서를 먼저 만들고, 버전을 덮어쓰지 않고, 사실·추정·미확인을 구분하는 것입니다. 이 원칙이 해외 영업이라는 전혀 다른 일에서도 그대로 작동했습니다.

⑤ 다른 사람도 따라 할 수 있나요?

따라 하는 순서는 다섯 단계입니다.
1) 시작할 때 표기 기준표부터 만듭니다. 회사명, 사람, 용어, 숫자, 공개 범위.
2) 밖으로 무엇이든 보낼 때 정보제공기록에 한 줄 남깁니다. 준 것과 주지 않은 것.
3) AI 초안은 사람이 검수하고 사람이 보냅니다. AI 초안을 고친 곳과 그 이유를 따로 적습니다.
4) 판단이 필요한 곳에서는 판정하지 말고, 확인할 사람과 범위를 적습니다.
5) 업무 시간을 매번 기록합니다. 무상으로 한 일도.

첨부에 빈 양식(표기 기준표, 정보제공기록, 개입 기록, 업무 시간 기록, 정산서의 서비스 항목)을 넣었습니다. 통역사뿐 아니라 혼자 일하는 다른 전문가도 그대로 쓸 수 있습니다.

책임 있는 AI 사용
- 소재 성분 같은 핵심 기밀은 처음부터 받지 않았고, AI에도 넣지 않았습니다. AI에 외부 조사를 맡길 때는 고객사 이름과 기술 세부를 검색어에도 넣지 않게 했습니다.
- 일하는 도중에 이 방식을 자료 세 등급(공개 / 고객 내부 / 제3자·핵심 기밀)과 등급별 허용 범위로 문서화했습니다(첨부 5).
- 사용한 AI의 학습 허용 설정은 모두 껐습니다.
- AI 초안과 제가 확정한 내용을 구분해 기록했습니다.
- 고객사와 상대 기업의 이름은 모두 밝히지 않고 업종으로만 적었습니다. 시험 수치, 소재 성분, 금액도 쓰지 않았습니다.
- 이 글의 초안 작성에도 Claude를 썼고, 내용 확인과 최종 문장은 제가 했습니다.

혼자 누리지 않고, 함께 들어갈 문으로

저는 이 일을 제 한 사람의 성공담으로 끝내고 싶지 않습니다. 프리랜서 통역사들은 이런 일을 해도 증빙이 남지 않아, 경력과 소득으로 인정받는 사회 제도 안으로 들어가는 문턱이 높습니다. 예를 들어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 비용을 정부가 지원하는 수출바우처는(수출바우처사업 관리지침 기준), 서비스를 제공하는 쪽이 사업자로 등록돼 있고 재무제표와 수행 실적을 갖춰야 참여할 수 있습니다. 혼자 일하는 프리랜서는 실력이 있어도 그 문 밖에 서 있게 됩니다.

그래서 이번에 쓴 기록 장치를 다른 통역사도 쓸 수 있는 양식으로 정리했고, 함께 일할 통역사들의 수행 기록이 계약·정산·경력 증빙으로 이어지는 서비스 구조를 설계하고 있습니다. 제가 바라는 것은 통역사가 남긴 수행 기록이 계약과 세금 신고, 정부 지원 사업 참여, 금융 거래에서 일한 근거로 인정받는 것입니다. 아직 어느 기관에서 인정받은 것은 아닙니다. 인정받을 수 있는 형태로 기록하는 것부터 시작했습니다.

설계하면서 가상의 운영 시나리오로 계산해 보니(검증용 가정), 일정이 늦어지고 수정이 늘어나는 경우에는 운영하는 사람에게 보수를 지급하는 것으로 계산하면 손실이 났습니다. 그 시간이 무보수로 사라지지 않도록, 확인·연락·재작업 시간을 줄이고 늘어난 일은 변경 합의로 남기는 쪽으로 설계를 고치고 있습니다.

이 방식은 이미 다른 사람에게도 전해지고 있습니다. 일본어 교재 작업에서 만든 방법으로 다른 교사가 시범 수업을 진행했고, 전시회에서는 다른 통역사가 제가 만든 통역 지침을 사용했습니다.

AI가 통역사를 없앤다길래, 50대 통역사는 AI로 다음 일을 열었습니다. 혼자 살아남는 대신, 통역사들이 함께 걸어 들어갈 문을 만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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