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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학습을 위한 AI 활용
AI가 만든 쉬운 정보, 장애인의 선택과 기대가 되다
👤 검은고양이863 📅 2026-08-01 👁 조회 19
AI를 활용해 발달장애인이 더 쉽게 이해하고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맞춤형 복지서비스를 만들었습니다.
AI로 ‘알려주는 복지’에서 ‘이해하고 선택하는 복지’로

저는 장애인주간활동센터에서 발달장애인들과 생활하는 사회복지사입니다. 현장에서 AI를 사용하게 된 이유는 거창하지 않았습니다. 이용인들에게 일정을 설명하고 의견을 물어보아도 글이 많거나 설명이 길어지면 내용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여행처럼 낯선 장소로 이동할 때는 다음에 무엇을 하는지 알 수 없어 불안해하거나 같은 질문을 반복하기도 했습니다. 저는 AI가 이런 어려움을 조금이나마 줄여줄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먼저 이용인 자치회 자료를 바꾸었습니다. 자치회는 이용인들이 센터의 일정과 식사 메뉴를 확인하고, 불편한 점이나 원하는 것을 직접 이야기하는 중요한 시간입니다. 하지만 기존 자료는 직원이 설명하는 내용이 많아 이용인이 회의의 주인공이 되기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AI를 활용해 문장을 짧게 줄이고, 음식·감정·행동을 사진과 그림으로 표현했습니다. 자치회 순서와 점심 메뉴 선택뿐 아니라 ‘내가 들어서 좋은 말과 기분 나쁜 말’, ‘서로 때리지 않기’, ‘내 차례 기다리기’, ‘내 물건 챙기기’처럼 생활 속 약속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이용인이 자신의 생각을 말할 수 있도록 “이런 점이 불편해요”, “이런 점이 좋아요”, “바뀌었으면 좋겠어요”와 같은 쉬운 질문도 자료에 담았습니다. 단순히 예절을 지키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행동이 위험한지 그림을 보며 함께 이야기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경험은 내륙문화체험을 준비했을 때입니다. 비행기를 타고 여러 지역을 이동하는 2박 3일 일정이어서 이용인들이 평소보다 긴장할 가능성이 컸습니다. 저는 AI를 활용해 여행 날짜와 모이는 장소, 비행기와 버스 이동, 하루별 방문지와 시간을 그림 중심의 일정표로 만들었습니다. 비행기에서 누구와 앉는지, 숙소에서는 누구와 같은 방을 사용하는지까지 이용인별로 확인할 수 있도록 구성했습니다. 또한 날짜별 아침·점심·저녁 메뉴와 준비해야 할 복지카드, 신분증, 약, 옷가지, 세면도구도 사진으로 정리했습니다.

한 이용인에게는 개인 일정이 표시된 맞춤형 가이드북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그 이용인은 가이드북을 받은 순간부터 여행이 끝날 때까지 책자를 손에서 자주 놓지 않았습니다. 이동할 때마다 다음 장소를 확인하고, 식사 전에는 어떤 메뉴가 나오는지 다시 펼쳐보았습니다. 평소 낯선 일정에서는 불안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이번에는 앞으로 일어날 일을 미리 알 수 있어서인지 다음 일정에 대한 기대감을 보였습니다. 그 모습을 보며 저는 가이드북이 단순한 안내책자가 아니라 이용인에게 여행의 흐름을 알려주는 ‘안심 도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여행 준비에는 이용인의 도전적 행동에 관한 지원자료도 함께 활용했습니다. 그동안 직원들이 기록한 내용을 개인정보가 드러나지 않도록 정리한 뒤, AI의 도움을 받아 발생 시간과 상황, 자극 요인, 행동 전 나타나는 모습 등을 살펴보았습니다. 분석자료에서는 주변의 큰 소리나 갑작스러운 움직임, “안 돼요”, “하지 마세요”와 같은 부정적인 말이 자극이 될 수 있고, 특정 사람을 바라본 뒤 갑자기 달려가는 행동이 중요한 전조가 될 수 있다는 점이 확인되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직원들은 해당 이용인이 예민해질 때 가까운 거리에 지원 인력을 배치하고, 다른 사람과의 이동 동선이 겹치지 않도록 했습니다. 흥분했을 때는 반복해서 제지하기보다 시야를 분리하고, 익숙한 직원이 짧고 차분하게 설명하는 방식으로 대응했습니다. 가정에서의 컨디션도 보호자와 공유하면서 센터와 가정이 같은 방향으로 지원하려고 노력했습니다. AI가 이용인을 판단한 것이 아니라, 흩어져 있던 기록을 직원들이 함께 살펴보고 일관된 방법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도와준 것입니다.

최근에는 AI로 만든 짧은 영상도 활동에 활용하고 있습니다. 사람이 공룡에게 쫓기는 장면이나 평범한 모습에서 영웅으로 변하는 장면, 옛 그림 속 호랑이가 살아 움직이는 장면처럼 이용인들이 흥미를 느낄 수 있는 영상을 제작했습니다. 정지된 사진을 볼 때보다 화면에 더 집중했고, 웃거나 몸을 움직이며 다시 보여달라는 반응도 보였습니다.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이야기와 상상의 장면을 영상으로 보여주자 활동에 참여하는 시간이 자연스럽게 늘어났습니다.

저에게 AI는 사회복지사의 판단을 대신하는 기술이 아닙니다. 어려운 정보를 이용인이 이해할 수 있는 말과 그림으로 바꾸고, 앞으로 일어날 일을 미리 알려주며, 직원들이 기록을 놓치지 않도록 돕는 보조도구입니다. AI가 만든 결과물은 반드시 제가 다시 확인하고 이용인의 특성과 실제 상황에 맞게 고칩니다. 앞으로도 이용인별 쉬운 정보자료, 여행 미리보기 영상, 사회적 상황 이야기와 맞춤형 활동자료를 만들어 장애인이 설명을 듣는 사람에 머무르지 않고, 자신의 일정을 알고 선택하며 참여할 수 있도록 돕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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