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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사회 문제해결을 위한 AI 활용
지하 1층 동네 LP바, 매니저 한 명이 AI로 홍보물과 운영 자료를 전부 만들었습니다
👤 노란고래101 📅 2026-10-19 👁 조회 71
지하 1층 동네 LP바, 매니저 한 명이 AI로 홍보물과 운영 자료를 전부 만들었습니다
① 어떤 상황에서 AI를 활용했나요?

미아사거리역 2번 출구에서 147m, 계단을 내려가면 LP바 '아날로그 55-47'이 있습니다. 턴테이블로 판을 틀고 손님 신청곡을 받는 작은 가게이고, 저는 이곳 매니저입니다.

좋은 음악과 좋은 소리가 있는 가게였지만, 그걸 알릴 방법도 가게를 굴릴 도구도 없었습니다.
- 지하라서 지나가는 사람 눈에 띄지 않습니다. 처음 오는 손님에게 보여 줄 영상도, 홈페이지도 없었습니다.
- 메뉴판은 지난해 8월판 위에 손으로 고쳐 쓴 흔적이 남아 있었습니다.
- 신청곡은 종이 쪽지로 받았습니다. 손님은 가게에 어떤 판이 있는지 모른 채 곡을 적었고, 저희는 기억에 기대 선반을 뒤졌습니다.
- 새 아르바이트생에게는 불 켜는 법부터 레시피까지 전부 말로 가르쳤습니다.
- 재고가 떨어지면 업무 단톡방에 "A가 없어요" 한마디가 올라왔습니다. 무엇이 없는지는 일일히 확인해야 알 수 있었습니다.

홍보물 제작을 외주로 알아보니 견적이 200만 원 정도 나왔습니다. 동네 작은 가게에는 큰돈입니다. 그래서 매니저인 제가 AI와 함께 직접 만들기로 했습니다.

② 어떤 AI를 어떻게 활용했나요?

시작하기 전에 원칙 하나를 정했습니다. "가게에 실제로 있는 것만 쓴다."
AI는 빈칸을 그럴듯한 말로 메우는 데 능숙합니다. 홍보물에서 그러면 손님을 속이게 되고, 매뉴얼에서 그러면 알바생이 틀린 대로 일하게 됩니다. 그래서 장비, 휴무일, 시그니처 메뉴는 사장님이 확인한 목록만 AI에게 건넸습니다. 칭찬 문구도 지어내지 않았습니다. 네이버 플레이스에 손님들이 남긴 리뷰 키워드(96명 참여, "음악이 좋아요" 81명)를 숫자 그대로 가져왔습니다.

AI(Claude Code)와 함께 만든 것은 일곱 가지입니다.

[손님을 부르는 것]
1. 홍보 영상: 15초·30초 영상과 카카오톡 배경용 영상입니다. 제가 가게 사진과 사실 목록을 넘기면 AI가 장면을 짜고, 화면과 배경음을 만드는 코드를 써서 영상으로 뽑았습니다. 턴테이블(Technics), 앰프(McIntosh), 스피커(Focal), 노래 제목으로 이름 붙인 시그니처 칵테일 5종, 리뷰 키워드, 역에서 오는 길까지 30초에 담았습니다.
2. 홈페이지: 휴대폰 한 화면에 맞춘 페이지입니다. 한국 시간에 맞춰 '오늘 19:00 오픈', '영업 중' 표시가 저절로 바뀌고, 전화·지도·인스타그램으로 바로 이어집니다.
3. 명함·소개서·메뉴판(9쪽): 메뉴와 가격은 표 한 곳에만 적고, AI가 그 표로 메뉴판을 찍어 냅니다. 가격이 바뀌면 한 줄만 고치면 됩니다. 사진은 무료 라이선스만 쓰고 출처를 남겼으며, 실제 메뉴와 다르게 생긴 사진은 뺐습니다.

[손님과 함께 즐기는 것]
4. 휴대폰 신청곡 메뉴판(kai's records): 원래 제 레코드 컬렉션을 정리하려고 만든 사이트(https://kairecords.pages.dev/)입니다. 여기에 신청곡 기능을 붙여 가게 메뉴판으로 바꿨습니다. 손님이 자기 휴대폰으로 가수나 곡 제목을 검색하거나 장르를 고르면 판과 수록곡이 나오고, 곡 옆 '신청'을 누르면 직원 화면에 바로 뜹니다. 손님 화면에는 '앞에 몇 팀 대기 중', 곡이 나오면 '방금 신청하신 곡이 재생되었습니다'가 표시됩니다. 수록곡마다 앞면·뒷면 위치(A1, B2)가 적혀 있어 직원도 판을 바로 찾습니다. 화면과 서버 코드는 AI가 짰고, 무료 클라우드 요금제 안에서 돌아갑니다.

[가게를 굴리는 것]
5. LP 목록: 선반 사진 12장을 AI가 읽어 앨범 756줄짜리 엑셀 목록으로 만들었습니다. 책등 글씨가 흐려 확실하지 않은 125줄은 노란색으로 표시하게 했습니다. 사람은 그 줄만 다시 보면 됩니다.
6. 아르바이트 매뉴얼(19쪽): 차단기와 간판 불 위치, 술 자리, 냉장고, 레시피, 플레이팅 사진을 한 권에 묶었습니다. 확인하지 못한 내용(튀김 온도·시간, 마감 절차 등)은 빈칸으로 남겨 사장님이 직접 채우게 했습니다.
7. 재고 알림판: 직원들 동의를 받아 업무 단톡방 17개월치 대화 4,162건을 AI로 분석했습니다. 재고 이야기는 210건이었고, 문제는 세 가지로 좁혀졌습니다. 무엇이 떨어졌는지 안 적고, 같은 물건을 사람마다 다르게 부르고, 누가 채웠는지 알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실제로 자주 떨어지던 품목으로 목록을 만들고, 누르면 요청이 올라가는 알림판을 구글 시트로 만들었습니다. 새로 가입할 서비스는 하나도 없습니다.

③ 활용 결과 어떤 변화가 있었나요?

재고 알림판은 8월에, 나머지는 9월 말부터 10월 중순까지 약 2주 만에 만들었습니다. 외주비는 0원입니다.

- 신청곡이 가게의 재미가 됐습니다. 지금 가게에서는 이 휴대폰 메뉴판으로 신청곡을 받습니다. 메뉴판에는 가게에서 틀 수 있는 판만 올라 있어, 신청한 곡은 실제로 나옵니다. 쪽지 대신 직원 화면에 순서대로 쌓이니 빠뜨리는 곡이 없습니다. '방금 신청하신 곡이 재생되었습니다' 알림이 뜨면 손님들이 아주 좋아합니다.
- "홍보에서 본 그대로네요." 영상과 홈페이지 링크를 인스타그램과 네이버에 걸었더니, 보고 찾아온 손님들이 이렇게 말하며 좋아합니다. 부풀리지 않은 홍보가 오히려 믿음이 됐습니다.
- 인스타그램 게시물 좋아요가 눈에 띄게 늘었습니다.
- 아르바이트 교육은 매뉴얼을 건네고 한 번 같이 훑으면 끝납니다.
- 매출은 9월 말부터 지금까지(약 3주) 작년 같은 기간보다 약 30% 늘었습니다. 다른 요인도 있을 수 있어 전부 AI 덕분이라고 말하지는 않겠습니다. 다만 200만 원 견적의 일을 외주 없이 해냈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무료 호스팅이라 가게 홈페이지가 검색엔진에 잡히지 않습니다. 그래서 검색 유입은 포기하고 인스타그램·네이버·명함 QR로 링크를 직접 건넵니다.

④ 나만의 방식 또는 개선 포인트는 무엇인가요?

1. 사실 목록이 먼저입니다. 사장님 확인을 거친 것만 AI에게 줍니다. 확인 과정에서 넣지 않기로 한 메뉴는 뺐습니다.
2. 칭찬은 손님 말로 합니다. "분위기 최고" 같은 문구 대신 리뷰 키워드 숫자를 씁니다.
3. 목록을 손님 손에 쥐여 줍니다. 무엇이 있는지 모르면 신청도 못 합니다. 판 목록을 손님 휴대폰에 열어 주자, 신청이 '있을지 모르는 곡을 적는 일'에서 '있는 곡 중에 고르는 일'로 바뀌었습니다.
4. 가게에 불리한 문구는 거릅니다. 처음 만든 영상에 '1인 2곡' 같은 제한 문구가 들어갔는데, 가게에 불리하다고 보고 '신청곡 가능!'으로 바꿨습니다.
5. 모르면 빈칸, 헷갈리면 표시합니다. 매뉴얼의 튀김 온도를 AI가 일반론으로 채우면 알바생이 그대로 따라 합니다. LP 목록의 노란 줄처럼 AI가 확신하지 못한 곳은 표시하게 해서, 사람이 다시 볼 곳을 좁혔습니다.
6. 바뀌는 정보는 한 곳에만 둡니다. 가격은 표 하나에만 적습니다.
7. 사람과 권리를 지킵니다. 단톡방 분석은 직원 동의를 받았고, 사진은 무료 라이선스만 썼고, 인쇄물에는 직원 얼굴을 넣지 않았습니다. 신청곡 메뉴판은 가입도 개인정보도 없이 테이블 번호만 받습니다. 레시피가 담긴 매뉴얼은 이 공모전에도 첨부하지 않았습니다.

⑤ 다른 사람도 따라 할 수 있나요?

네. 카페, 책방, 꽃집, 동네 식당 어디든 같은 순서로 할 수 있습니다. AI 이용료 말고는 무료 호스팅, 구글 시트, 무료 라이선스 사진으로 추가 비용 없이 됩니다.

1. 가게 사실 목록을 만들고 사장님 확인을 받습니다. 영업시간, 휴무일, 대표 메뉴, 자랑할 장비나 재료면 충분합니다.
2. 휴대폰으로 사진과 짧은 영상을 찍고, 리뷰 키워드처럼 손님이 남긴 숫자를 모읍니다.
3. AI에게 이렇게 지시합니다. "이 목록과 사진만 써서 만들어 줘. 목록에 없는 사실은 쓰지 말고, 모르는 칸은 빈칸으로, 확실하지 않은 건 표시해 줘."
4. 자주 바뀌는 가격은 표 하나에만 둡니다.
5. 판, 책, 원두처럼 고를 것이 많은 가게라면 그 목록을 손님 휴대폰에 열어 줍니다. 주문과 신청이 쉬워지고, 고르는 일 자체가 즐거움이 됩니다.
6. 결과물은 휴대폰으로 열어 보고, 마지막은 사장님이 읽습니다.

작은 가게에 필요한 건 화려한 문장이 아니었습니다. 사장님이 확인한 사실 한 줄, 그리고 손님 휴대폰에 뜨는 '방금 신청하신 곡이 재생되었습니다' 한 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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